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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궤적

웹 에이전시 수익 구조 붕괴 | 80:20 법칙이 깨진 이유

웹 에이전시 1세대가 시장을 개척하던 시절, 업무의 공식은 명확했다.


구축 80 : 운영 20


 

다양한 형태에 웹 관련 언어와 기술

 

iOS와 안드로이드라는 거대한 모바일 생태계가 열리고, 반응형 웹, 웹 접근성, HTML5, React, Vue 등등

다양한 기술들이 쏟아질 때마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지갑을 열었다.

 

새로운 기술을 입힌 신규 프로젝트는 에이전시의 덩치를 키우고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채워주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현장의 공기는 서늘할 정도로 달라졌다.




뒤집힌 피라미드

구축의 시대에서 운영의 늪으로 기술의 발전 템포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은 더 이상 매년 수억 원을 들여 웹 사이트를 통째로 갈아엎지 않는다.

 

이미 완성된 시스템을 적절히 관리하며 구식화되지 않게 유지하는 운영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의 비율은 구축 20 : 운영 80이라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뒤집혔다.

 

에이전시는 성장이 아닌 버티기를 위한 운영 업무에 매몰되었고, 이는 산업의 역동성을 앗아갔다.




사라진 영토 : 노코드(No-code)와 인하우스(In-house)의 공습 

중소기업들은 이제 에이전시를 찾지 않는다.

아임웹 같은 노코드 툴로 직접 홈페이지를 뚝딱 만들어낸다.

 

반대로 네이버, 카카오, 토스 같은 IT 대기업들은

에이전시의 핵심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흡수하여 자체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에이전시가 설 자리는 양극화된 틈바구니 사이에서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것은 은행권의 '슈퍼앱' 고도화 프로젝트나 업무 자동화뿐이다.

 

만약 금융권의 이 마지막 DX(디지털 전환) 수요마저 없었다면,

지금쯤 수많은 에이전시의 문 앞에는 폐업 안내문이 붙었을지도 모른다.

 




무너지는 도제식 문화와 법적 마지노선

에이전시는 그동안 '배우면서 일한다'는 명목 아래 사회초년생들의 낮은 임금과 헌신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하지만 그 도제식 문화는 이제 유효기간이 끝나간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포괄임금제 폐지 논의는 값싼 노동력에 의지해

운영 업무를 지탱하던 에이전시들에게 사형 선고와 같다.

 

사진출처 : 서울신문 / 포괄임금제 관련 고용노동부 입장

 

부가가치가 낮은 운영 업무에 높은 인건비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방식대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글을 마치며 : 생존을 위한 가치의 재정의

단순히 만들어주는 것만으로 돈을 벌던 시대는 끝났다.

 

에이전시는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고객에게 어떤 '결과'가 아닌, 어떤 '솔루션'을 줄 수 있는가?"

값싼 임금으로 노동력을 갈아 넣던 구시대적 관습을 버리지 못한다면, 에이전시 산업은 도태될 것이다.

 

진정한 전문가라면 이제 기술의 화려함이 아닌, 시스템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효율과 비즈니스의 생존을 진정성 있게 고민해야 한다.

기술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졌지만, 그 기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통찰은 여전히 우리 전문가들의 몫이기 때문이다.